(펌글) 사나감자.주식의 가치

2021. 5. 9. 18:03주식공부/투자원칙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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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물건의 쓸모 즉 유용성이다. 이것은 대단히 주관적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1천원짜리 아이스크림A와 내가 싫어하는 2천원짜리 아이스크림B를 을 비교해 보자.

가격은 B가 A보다 2배 비싸다. 가치는 어떤가? 당연히 A가 B보다 더 가치 있다.

최소한 지금의 나에게는.

주식은 어떤 쓸모가 있을까?

종이로 인쇄되어 있다면 종이접기를 하거나 팩을 찰 수 있을 것이다.

수백가지의 쓸모를 생각해낼 수 있겠지만,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세 가지 유용성을 뽑아 보자.

주식을 갖고 있으면 매년 배당소득이 생긴다. 주식시장에 내다 팔면 차익을 남길 수 있다.

특정시점에 갖고 있으면 다가 오는 주총 때 투표권을 갖는다.

즉, 주식의 3대 유용성(=가치)은 배당권, 차익권, 투표권(경영권)이다.

한국말 자체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쓰고 있지만, 영어 'value'의 뜻도 조금 다르다. 언어의 한계이다.

value를 영영사전에 찾아보면 '어떤 것의 소중함을 금액으로 나타낸 것(the amount of money that something is worth)'이다.

비록 우리 부모님들이 '가치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라고 가르치셨지만, 영어단어 'value'를 쓸 때는 값을 내주는 것이 예의스럽겠다.

배당권을 금액으로 계산하기는 비교적 쉽다. 배당을 한 적도 없고, 앞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회사는 배당권이 0(zero)이다.

배당정책이 모호한 회사는 계산하기가 곤란하다. 3가지 예측이 필요하다.

이익을 얼마나 낼 것인가? 현금흐름이 얼마나 발생할 것인가? 정책에 의하면 얼마나 배당할 것인가?

매년 받을 배당금을 합하면 그것이 배당권의 가치다. 현가할인을 하든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든 그것도 주관적 선택이다.

차익권을 계산하기는 무척 난해하다. 차익이란 매도가격에서 매수가격을 뺀 것이다.

내가 언제 팔 지는 나도 모른다. 또 그 때의 가격이 얼마일지는 더 모른다. 정해진 것은 매수가격 밖에 없다. (사실 아직 사기 전이라면 매수평단가도 정확하게는 모른다)

계산법 자체도 완전히 주관적이다. 여기서 문파가 나뉘고 계산실력의 우열이 가려지는 것이다.

투표권(경영권)은 소액주주 입장에서만 생각해보자. 우선, 최대주주의 경영지배권이 확고할 때는 별 가치가 없다.

서운하게도, 주총안건을 내가 반대할 지의 여부를 최대주주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매각할 생각을 갖고 있거나, 또는 지배력이 약해서 누군가가 경영권을 넘보고 있다면 계산의 즐거움이 쏠쏠하다.

나는 말이 더 쉽지만, 성향이 다른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공식화 해보자.

주식의 가치

= 배당권 + 차익권 + 투표권

= 앞으로 받을 배당금의 합계 + (매도가격 - 매수가격) + 경영지배권

지겹게 또 반복해서 강조한다. 가치란 본래 주관적이고, 가격은 객관적이다.

과거와 현재의 가격은 누구에게나 같고, 미래의 가격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 같다.

반면에, 내 가치는 내가 매길 수 있다. 아이스크림B는 분명히 아이스크림A보다 맛있다.

B가 2배로 맛있으면 A 값은 반도 안쳐줄거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스크림 A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는 2300개의 상장회사가 있다. 이들 각각을 무술을 겨루는 시합링이라고 생각해보자.

링의 크기도 다르고 디자인도 다르다. 링위에 올라 오는 선수들의 문파도 다르고, 그 숫자도 다르다.

주식의 가격은 특정 시합링 위에 올라온 선수들이 생각하는 주관적 가치들의 합의로 결정된다.

어떤 특정 시합링의 가치평가를 해보고 싶다면

1) 링의 특성을 살펴보자. 위 공식의 세가지 항 중에서 어떤 것이 의미가 있는지 또는 없는지 생각해보자.

2) 선수들을 이해해 보자. 어떤 링은 합의된 공통의 계산법이 있고, 어떤 링은 바카라 게임이다.

고수들의 책을 읽어 보니 2300개의 링을 대략 60-70개 종류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해보자.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만약, 최대주주의 경영지배권이 확고하고, 배당도 하지 않으며, 링이 작아서 선수들 숫자도 얼마되지 않는다면 내 주관에 의해 주식의 가치평가를 해봐야 의미 없다.

그 링에서는 합의된 가치평가법이 있을 수가 없다. 그냥 심리전이다. 그냥 도박판이다. 그것도 별 재미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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