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자의 기술적분석 - 신진오 칼럼

2021. 10. 19. 16:00주식공부/투자원칙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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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정채진 프로님,

홍진채 대표님 컬럼에 이어 3번째로 작성해봅니다.

신진오 회장님 칼럼 주제는

차티스트에 대한 변론

가치투자자가

기술적 분석을 한다고?

버핏클럽 issue 4 , Opinion

입니다.


기술적 분석 (technical analysis)이란 주가의 움직임을 차트로 나타내고 그 움직임을 분석해 앞날을 예측하는 기법을 말한다.

'순수한 의미의 기술적 분석'은 주가의 움직임에 분석의 초점을 맞출뿐, 주식의 내재가치에는 관심이 없다.

주가의 움직임의 방향을 예측해 상승 추세를 보이는 종목에 베팅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분석의 대표적인 전략으로 추세추종기법을 꼽을수 있다.

또 "상승이 예상될 '때' 매수했다가

하락이 예상될 '때' 매도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마켓 타이밍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적 분석에 대해서 투자자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버핏은 차트 작성을 비롯한 기업의 펀더멘털 분석과 무관한 작업들을 치킨트랙 (Chicken track)이라고 부르곤 했다. 이제 버핏은 '닭 플레이'라고 부를 정도로 차트 분석을 혐오하고 있다.

효율적 시장 가설 학파도 기술적 분석에 비판적이었다. 차트 분석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시장이 비효율적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효율적 시장 가설 학파의 수장인 유진 파마는 차티스트들을 무자비할 정도로 비판했다.

이들은 과거의 통계만으로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년도에 이익을 기록했든 손실을 기록했든 비행기를 팔든 햄버거를 팔든 상관없다.

유진 파마

버튼 맬킬은 <랜덤워크 투자수업>에서 기술적 분석을 이용해서 매매시점을 선택하는 것은 특히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주식시장에는 장기 상승추세가 있으므로 하락장을 피하려고 빈번하게 현금을 대량으로 보유하다 보면 시장이 갑자기 상승하는 기간에 주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세이번 교수는 30년 동안 주가 상승의 95%가 거래일 중 1%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1%를 우연히 놓쳤다면 주식시장이 주는 푸짐한 장기 수익률은 모조리 사라졌을 것이다."

'시점 선택' 인가

'가격 선택' 인가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 에서 '기술적 분석'이라는 용어 대신에 '시점 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투자 등급 주식이라도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이런 가격 변동성을 활용하여 투자 수익을 올릴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런 기회를 잡는 방법에는 '시점 선택 (timing)'과 '가격 선택(pricing)' 두 가지가 있다. 여기서 시점 선택은 기술적 분석, 가격 선택은 가치 투자를 의미한다.

이렇게 기술적 분석은 기본적 분석과 함께 주식을 분석하는 양대 축이다. 사실 기술적 분석은 기본적 분석보다 역사가 길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인류는 수천 년 전 부터 어떤 물건의 가격을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 분석은 1929년 대공황 무렵의 벤저민 그레이엄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아직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기술적 분석이 과연

투자자들이 입을 모아 비판할 정도로

효용이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아예 없어지지 않고

그렇게 오랫동안

존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효용이 있는것은 아닐까?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에게는 두가지 시스템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직관 시스템 I

논리적이고 신중한 추론 시스템 II

어찌보면 기술적 분석이 오랜 경험을 함축한 직관 시스템이라면, 기본적 분석을 사용하는 가치투자는 추론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신중하게 분석을 하더라도 누락되거나 실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바로 이럴 경우에 기술적 분석으로 보완 할 수 있지 않을까?

차트는 투자자들이

남겨놓은 발자국과 같아

앤서니 볼턴은 <투자전략과 성공 법칙>에서 이례적으로 자신의 기업 분석을 보완하기 위해 항상 기술적분석, 즉 주가 차트를 많이 이용한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볼턴은 매수 아이디어를 얻거나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서 무엇인가 잘못 된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 신호를 파악하는데 차트를 이용한다. 차트 분석은 어떤 우위 관계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주가 차트란 투자자들이 남겨놓은 발자국과 같다.

또한 잭 슈웨거가 쓴 <시장의 마법사들>애서 마이클 마커스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훌륭한 매매는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 시장 분위기 이 세가지가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매매다."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결합

Systrader79는 <버핏클럽 1>에서 이렇게 말한다.

가치투자와 기술적 트레이딩 기법 모두 장기적으로 안정적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인데 왜 서로 상대방을 배척하는지 수긍하기 어렵다. 장기 가치투자나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나 투자의 본질은 논리적으로 똑같다. 대중의 비합리성을 알파의 소스로 삼고 그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다른점이 하나도 없다.

천장팅은 <주식투자의 지혜>에서 기본적 분석으로 수치를 얻은 다음 기술적 분석으로 시장이 인정하는지 판단한다고 말한다. 기본적 분석을 완전하게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주식의 가격은 기본적 분석의 결과에 따라서만은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주식을 사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가 올라가고 주식을 파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가 내려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술적 분석과 만나게 된다.

홍진채는 <주식투자의 지혜> 감수 후기에서 펀더멘털 분석과 차트 분석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가격이란 실체에 대한 해석들의 만남이다. 따라서 실체만 보아서는 가격을 이해할 수 없고 해석의 교차점만 보아도 가격을 이해할 수 없다. 펀더멘털을 이해하는 것은 가격을 이해하는 첫걸음이고,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가격을 이해하는 두번째 걸음이다. 두 걸음을 온전히 걸어가야 시장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

나 (신진오)는 <전략적 가치투자>에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원칙적으로 기본적 분석에 근거하되, 간과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기술적 분석을 통하여 보완하는 태도가 가장 바람직 하다고 할 수 있다.

운전할 때 가끔은 백미러를 보면서 사고를 조심하는 것 처럼 기술적 분석은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위험에 방어적인 보완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매우 유용할 수 있다."

가치투자와 기술적 분석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결이 다른 개념일 뿐이다.

가치투자만 할수도 있고

기술적 분석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둘다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개인 첨언

전에 저도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의 투자 습관"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입니다. 기본적 분석이든 기술적 분석이든 결국 알파를 추구하는 것이고, 대중과 반대로 가며 시장의 비이성적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는 것. 결국 정점은 서로 통한다.

그리고 모멘텀 투자의 대가로 불렸던 '윌리엄 오닐'도 CANSLIM이라는 개념을 통해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주도주를 기술적 분석을 결합해서 투자하는것으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죠.

다만 개인적으로는 둘다 사용하면 가장 좋겠지만, 굳이 하나만 따지자면 기본적 분석 (펀더멘털투자, 인베스팅)입니다.

기술적 분석(트레이딩)의 경우 직관이 많이 작용하는데, 이는 많은 감과 본질적인 능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 타고나야 하는 부분이 인베스팅보다 트레이딩이 더 크다.)

결국 투자의 방법, 기술적 분석이든 기본적 분석이든 툴은 잘못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투자, 도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 것. 그래서 자신만의 투자방법, 철학을 만들라고 모든 책에서 강조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뻔한 결론

: 투자에 도움 될만한것들은 편견 없이 이것저것 일단 다 공부 해보자. 그 후 나에게 맞는것만 남겨서 꾸준히 단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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