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진 - 전기차 2차밧데리 투자붐

2021. 4. 17. 17:25주식공부/투자원칙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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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ing Pipelines 헨리의 투자노트, [28.02.21 00:45]

Boom

 

1.

2007년 중국의 투자붐이 절정이던 그 때 철강, 조선, 기계, 해운 산업의 기업들에 대한 인기는 엄청났다. 매출액과 이익은 해를 거듭할 수록 증가하고 있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그에 비례해 증가해 시가총액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에 대한 미래는 무척 밝아 보였다. POSCO의 경우 워런버핏이 투자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워런버핏과 함께 춤을' 이라는 리포트 제목도 나왔고, POSCO의 파이넥스 공법이 철강산업을 재패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가 절정이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 때 사상 최고치 시가총액은 약 66조원이었는데 2008년 지배주주순이익이 4.4조원 이었으니 PER 15배 정도였고 2007년 지배주주순이익 3.7조원 기준으로는 PER 18배였다.

 

지금 상식적인 기준에서는 터무니없이 높은 PER이었으나 중국의 투자붐 시기였고, 중국은 철강 순수입국이었고, 파이넥스 공법을 가지고 있었고, 인도에 투자를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워런버핏이 투자하고 있었기 때문에 60만원에도 싸다고 외쳤고 70만원도 싸다고 외쳤고 100만원을 목표가로 하는 리포트도 있었다.

 

2.

언제나 그렇듯, 호황은 불황의 어머니였다. CAPA만 늘리면 다 소화될 것처럼 보였고, 마진은 좋았기 때문에 해당 산업의 기업들은 앞 다투어 증설을 했고, 그동안의 성공방정식이 있었기 때문에 증설은 이익을 늘리는 EVENT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예기치 않은 충격으로 불황은 찾아왔고 중국은 국가 성장의 무게중심을 투자에서 소비로 옮겨갔다. 그 이후 벌어진 일들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3.

당시 더 핫했던 산업은 태양광 산업이었고 OCI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폴리실리콘은 제2의 반도체 산업이 될 것만 같았고, OCI를 비롯한 폴리실리콘 기업들이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의 PER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그 당시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폴리실리콘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어떠했는지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4.

아모레퍼시픽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중국의 1차 소비붐 시절 아모레퍼시픽의 이익은 급증했고 가파른 이익 증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처럼 보였고 한 때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그 뒤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5.

전기차와 관련된 산업을 보면 포스코, OCI와 아모레퍼시픽이 연상된다. 테슬라는 전세계 CAR MAKER들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보다 더 높은 시가총액이 형성되어 있고 전기차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상당히 높은 기대감을 반영시키고 있다.

 

전기차 산업 내 대부분 기업들이 앞으로의 수요를 공격적으로 예상해 증설을 하고 있고 이것이 이익을 증가시킬 EVENT라는데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관련 기업들의 PER은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6.

전기차 시장이 10년 후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있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보여지지만 그 과정이 평탄할지 울퉁불퉁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가파른 공급증가로 인한 경쟁심화, 예상치 못한 EVENT로 인한 수요위축, 비용의 상승 등이 파괴적인 이익감소를 가져온 사례는 무수히 많다.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7.

기업들이 과거에 보였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PER에 거래될 때는 고려해야할 변수가 엄청나게 많아진다. 기대감이 낮아 낮은 평가를 받고 있을 때는 주가가 크게 영향 받지 않는 EVENT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기차와 관련해 각국의 보조금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지만 항상 있는 EVENT였기 때문에 주가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 쯤 코로나19 팬데믹이 더 이상 정부들의 관심거리가 아니게 되었을 때, 그간 급증한 국가부채로 인해 각국이 전기차에 주던 보조금을 줄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8.

물론 앞으로도 전기차 보조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고, 공급증가에 상응하는 수요증가가 있을 수도 있고, 비용이 늘면 가격전가를 할 수도 있겠지만(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 반대의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출처) 정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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