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과정은 발굴→매수→매도가 아니라 탐색→선별→인내→매수→동업→매도→복기

2021. 3. 26. 13:47주식공부/투자원칙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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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는 좋은 기업을 싸게 사서 제값에 파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에 기반했을 때 가치투자자는 크게 세 가지 위험에 노출됩니다.

1. 좋지 않은 기업을 사는 위험

2. 비싸게 사는 위험

3. 제값에 도달하기 전에 파는 위험

1) 손절하는 위험

2) 조금 올랐을 때 파는 위험

제 경험상, 투자 과정을 철저히 세분화하면 위 세 가지 위험을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즉, 투자 과정을 발굴→매수→매도가 아니라 탐색→선별→인내→매수→동업→매도→복기로 세분화하고 각 과정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좋지 않은 기업을 비싼 가격에 덥석 샀다가 손절하는 등의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각 과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탐색

탐색 과정에선 편견 없이 최대한 많은 종목을 보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편견을 가지고 종목을 접하면 시장의 오해와 동조하여 역발상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편견, 고정관념 없이 객관적인 사실이나 자료에만 근거하여 종목의 유형 및 장단점을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하는 종목 탐색 방법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1) 생활 속의 발견: 가족 및 지인들이 사는 모든 제품의 제조사 확인, 홈쇼핑/편의점/마트 히트 상품 뉴스 검색,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내 입소문 제품 확인

2) 투자 모임

3)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편입종목: 금감원 지분 공시, 관심 운용사/자문사 뉴스 검색, 네이버 금융→관심 운용사 펀드 검색→Top10 편입 종목 확인

4) 분기 실적 발표: 아이투자 텔레그램 분기 실적 속보를 이용해 모든 상장사 전년 동기 대비(YoY) 및 전기 대비(QoQ) 분기 실적 확인

5) 증권사 산업 분석 보고서 및 small cap 팀 보고서 참조

6) 52주 신저가 종목 확인

7) 투자 지표 정렬: 저PER, 저PBR, 저PSR, 고영업이익률, 고ROE, 고시가배당률 등

8) 가치사슬(Value Chain) 분석: 메가트렌드, 신사업/산업/제품 등과 관련된 가치사슬(설계, 조달, 생산, 유통 등의 Value Chain)과 관련 기업을 정리한 뒤 실제 수혜 기업 파악

9) 네이버 카페 가치투자연구소 종목분석 및 월간 보고서 참조

10) 서울대 투자 연구회(SMIC) 작성 보고서 참조

11) 금감원 전자공시: 아이투자 텔레그램 설비 증설, 수주, 인수합병, 기업 분할, 내부자 매수 공시 등 참조

2. 선별

선별 과정은 탐색한 종목 중에서 1) 좋고 2) 나와 맞으며 3) 싼 종목을 걸러 내는 작업입니다.

1) 좋은 종목을 걸러 내는 제 개인적인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a.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

b.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사업

c.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

d. 정직하고 유능한 경영자

e. 지속 증가하는 배당

2) 하지만, 위 기준으로 판단해 봤을 때 좋은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맞지 않는 종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KT&G는 담배 사업이라 이해하기 쉽고 높은 국내 시장점유율 및 이익률, 강력한 브랜드 정관장을 가진 기업으로서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으며, 담배 및 홍삼 해외 수출, 전자담배 '릴' 도입 등으로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배당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좋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매수를 해서 장기보유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담배를 파는 기업에 제 돈을 투자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이와 같이 좋은 기업 중에서도 나와 맞는 종목과 맞지 않는 종목이 있습니다.

3)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을 통해 안전마진을 고려한 적정 매수가가 도출되는데, 당장 매수해도 될 만큼 싼 종목도 있고 비싼 종목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별 과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경우들이 나오고, 각 경우의 대처 방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좋지 않은 기업 → 가끔 해당 기업이나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

2) 좋은 기업, 나와 맞지 않음, 비쌈 → 주기적으로 기업의 가치와 주가의 변화를 확인

3) 좋은 기업, 나와 맞지 않음, 쌈 → 훨씬 더 싸지면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음

4) 좋은 기업, 나와 맞음, 비쌈 → 싸질 때까지 기다림

5) 좋은 기업, 나와 맞음, 쌈 → 분할 매수를 시작함

3. 인내

사실 선별 과정을 거치고 났을 때 위 5번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1번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4번 경우에 대한 대처가 제일 중요합니다. 바로, 싸질 때까지 몇 년, 몇십 년이고 기다리는 인내의 과정이 여기서 필요합니다.

'매수 가격이 미래의 수익률을 결정한다', '원하는 가격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기간도 투자기간에 포함된다'라는 말을 명심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이 인내 과정이 어찌 보면 가치투자의 핵심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4. 매수, 동업, 매도, 복기

1) 매수: 탐색한 종목 중에서 좋고, 나와 맞으며, 싼 종목은 매수합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자기의 판단, 적정 매수가 계산이 틀렸을 수도 있고 주가는 계속 더 빠질 수 있으므로 분할 매수해야 합니다.

주가는 자신이 산정한 적정 매수가보다 훨씬 더 많이 빠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할매수 실행 중에 -10%마다 투자아이디어 점검을 하면 좋습니다. 종목 선별 과정 시 적어 놓은 투자 아이디어가 틀린 것은 없는지 기업을 다시 한 번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시장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가 맞다면 분할매수를 계속해 평균 매수가를 낮추어야 합니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선별 과정과 매수전 인내 과정이 이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즉, 주가가 빠져도 더 살 수 있는 훌륭한 기업을 선별하는 것, 주가 하락 위험이 많이 없어진 시점, 즉 안전마진이 충분히 확보된 시점까지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분할매수를 훨씬 수월하게 해 줍니다.

2) 동업: 매수 후 보유기간 동안 해당 기업을 계속 추적/분석(follow-up)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추적은 시장의 오해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며, 자기 원래 투자 아이디어 대비 긍정적/부정적 변화를 간파해 비중확대, 축소, 매도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업과 동업한다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해당 기업을 추적하면 기업에 대한 이해는 점점 깊어지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장기투자에도 도움이 되고, 그 장기투자 뒤의 수익률과 수익금은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3) 매도: 가치투자자가 매도를 하는 경우는 크게 네 가지인 것 같습니다.

a. 종목의 유형(2018년 5월 30일 글 참조)에 따라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할 때

b. 테마 등으로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을 때

c. 더 좋은 종목을 사야 하는데 충분한 현금이 없을 때

d.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

4) 복기: 전량 매도를 한 종목 별로 탐색→선별→인내→매수→동업→매도의 전과정을 자기가 어떻게 했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이 종목을 어떻게 찾아냈고, 어떻게 분석했으며, 적정 매수가는 어떻게 도출했는지, 원하는 가격이 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렸는지, 분할매수, 추적, 매도는 어떻게 했는지를 꼼꼼히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잘한 점은 앞으로 계속해 나가고 실수나 잘못된 점은 명심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투자실력은 향상될 것입니다.

한 종목, 한 종목 탐색→선별→인내→매수→동업→매도→복기의 과정을 성실히 하다 보면, 훌륭한 기업을 싼 가격에 비중을 많이 실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인생 종목'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자산 100억 원 이상의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by BIW(Be Independently Wealthy)

- Do what you would do if you were independently weal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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