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공부/투자원칙 철학

[홍진채님의 Via Negativa]중국의 피봇, 이번에는 진짜입니다.

짱가라 2023. 2. 17. 17:04
728x90
반응형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업종의 매수매도를 추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투자의사결정은 각자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여야 합니다.

어느새 2월이 되었습니다. 아직 날짜를 쓸 때 '2023'이라는 수가 익숙해지지도 않았는데 한 해의 10% 가량이 지나갔네요. 다들 잘 지내시는지요.

 

12월 글 '중국에 대한 단상'에서 중국의 리오프닝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씀드렸고, 1월 글 '50년 만의 대전환?'에서 올해의 화두는 '중국의 대전환'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그대로 흘러갔습니다. 중국은 빠르게 문을 열어제꼈고, 리오프닝 관련주는 급등했습니다. 물론 예상밖의 강세장에 힘입어 리오프닝 관련주 외의 다른 주식들도 급등을 했지만요.

 

현 시점에서는 제로 코로나를 폐기하는 차원에서의 리오프닝보다, 좀 더 큰 그림에서의 중국의 대전환 - 개혁개방으로의 피봇 - 에 대해 살펴보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중국 의사결정의 기본 틀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하는 의사결정의 기본 틀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원복

 

중국은, 최소한 그들이 아는 중국은 장구한 역사에서 세상의 중심이었습니다.

비록 통일과 분열은 겪었을지언정, 한족이라는 정체성과 함께 문화적, 상업적 번영을 수천 년간 이어왔습니다. 이는 대단히 특이한 일입니다.

유럽이 유럽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된 건 아무리 멀리 잡아도 8세기 레콘키스타 정도로 보아야 할 것 같고요. (로마 때는 게르만, 켈트족을 이민족 취급했으니..)

인도는 아대륙 전체가 통일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마우리아 왕조, 무굴 제국이 그나마 넓게 지배했는데, 남부는 지배하지 못했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남아 국가들은 분열되어서 싸우다가 그대로 근대를 맞이했고요.

근대 '민족국가' 개념에 부합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며, 그 중 가장 큰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중 1,800년 동안 세계 GDP의 가장 큰 몫을 담당했습니다. 1820년에는 전 세계 GDP의 30% 이상이 중국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헨리 키신저의 표현에 따르자면 중국은 마치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 유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여러 문명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문명 그 자체'였습니다. 황제의 군림은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자연 법칙'이었습니다. '외교'라는 단어는 사전에 존재하지 않았지요. '정복' 또한 필요없는 개념이었습니다. '야만인'들 중에서 충성을 바치는 자들이 있다면 중국의 문화를 '베풀어주는' 것이 시혜이자 은덕이었습니다. 그게 중국의 대외관계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 옛날 일이 되었지요. 1800년대부터 '치욕의 백 년'을 겪으며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로 전락했습니다. 뭐라도 해보려고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등을 했지만 (하필 왜…) 실패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널리 퍼진 기근을 겪기도 했습니다.

 

중국에게 있어 '성장'은 새로운 위치로 나아가는 개념이 아닙니다.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되고,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다른 나라가 중국의 발 아래 엎드리는 건 '패권 추구'가 아닌 '자연 상태'로의 '복귀'입니다.

 

2) 불신

 

중국은 서방 세계와 협력하며 빠른 '회복'을 이루어냈지만, 여전히 불만이 있습니다. '치욕의 백 년'에 대해서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영국은 아편전쟁뿐만 아니라 네팔을 빼앗고 버마를 식민지로 삼았습니다. 러시아도 중국 영토를 뺏았고, 프랑스는 북베트남 지배권을 가져왔습니다. 독일과 미국 등 연합군은 의화단사건을 진압하면서 온갖 잔학 행위를 저질렀고요.

 

서방 세계는 이러한 침략 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난징대학살에 대해 사과했네요.)

 

WTO에 가입하고 달러를 사용하면서 무역을 하는 건 '그들의 기준'일 뿐입니다. 힘이 없으니 그들의 기준에 맞추었지만, 힘을 가진 지금에도, 여전히 사과하지 않고 있는 그들을 중국은 믿을 수 없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서방 진영도 중국을 믿을 수 없다는 건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습니다.)

 

3) 공산당 지배의 정당성

 

중국은 1949년 건국되었습니다. 2차대전 종료 후 식민지배를 당하던 많은 국가들이 이 즈음에 독립했는데요. 보통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물러나면서 선거를 통해 지배 체제가 구축되었습니다. 중국은 엄밀히는 식민지배를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나라들과는 다른 역사를 거쳤습니다. 일본군이 중국을 점령하고 있다가 전쟁에서 패하고 물러나고, 뒤이어 벌어진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하면서 중국을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청나라가 멸망하고 일본이 세운 괴뢰정부와 임시정부가 다투던 중에 일본이 패하면서 무주공산이 되고, 그 자리를 무력으로 먹은 게 공산당입니다. 청을 직접 멸망시킨 것도 아니고, 투표로 선출된 것도 아니지요. 어쨌거나 무정부상태보다는 지배체계가 있는 게 낫긴 한데, 당시 가장 힘이 센 게 공산당이었다보니 공산당을 지배층으로 받아들이고 어영부영 현재까지 흘러온 겁니다.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묵시적) 계약은 이렇습니다.

 

"당신들의 자유를 우리에게 맡기면(자유를 포기하면), 당은 당신들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

 

다시 말해, 인민들이 돈을 못 벌면, 혹은 인민들이 노력해서 벌어들인 부가 불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다고 느끼면 공산당 지배의 정당성이 상실된다는 뜻입니다. 이걸 막는 게 중국 공산당의 제1목표입니다.

 

 

2. 중국 피봇의 역사

 

1) 마오쩌둥 (중화민족의 영적 고양)

 

인민들이 돈을 벌게 해주려면 일단 앞서나간 기술과 지식을 익혀야겠죠. 한국전이 끝난 1953년부터 1차 5개년 경제계획을 수립합니다. 나름 성과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1958년 시작된 2차 5개년 계획, 통칭 대약진운동부터는 참새잡기, 토법고로 등 삽질로 가득차있었습니다. 빠르게 서구의 지식을 습득하여 산업화를 하려고 했지만 너무 성급했습니다.

 

대약진운동의 실패 원인을 애먼 데 돌리면서 일어난 문화대혁명으로 중국은 수십 년간 침체기를 겪습니다. 그와중에 소련과의 관계도 틀어졌습니다.

 

'중화민족'의 '영적 고양'을 외치던 마오쩌둥도 결국은 서방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고, 1972년 닉슨과 회담을 합니다.

 

2) 도광양회(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

 

1960년대는 미국에게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서방 자유진영의 수호자로서 중심을 잡아주던 50년대와 달리 60년대가 되니까 유럽 국가들이 재건되면서 미국 중심의 질서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와중에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여론도 안 좋아지고. 냉전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니 여러 모로 힘듭니다. 중국과 손을 잡고 소련을 견제하는 건 꽤 괜찮은 한 수였습니다.

 

중국은 1975년에 덩샤오핑이 부총리로 임명되었고, 1978년 개혁 개방을 선포합니다. 1979년 덩샤오핑은 미국을 방문하여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미국 무역의 최혜국 지위를 부여받습니다. 미국이라는 동앗줄을 붙들고 중국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지지요 1989년 천안문 사태입니다. 이 시점이 되면 미국에게 중국은 그다지 중요한 상대가 아닙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경제는 회복되었고, 소비에트 진영은 이미 몰락해가고 있었지요. 1992년 대선에 승리한 클린턴 행정부는 최혜국 지위를 매년 조건부로 갱신하겠다고 하며 인권 문제와 연계짓습니다. 수출 주도형 성장을 추구하던 중국에게는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국은 고개를 숙이고 서구의 기준에 맞추어줍니다. 당장 서방의 도움이 없으면 다시 문혁 시기로 돌아가야 할 테니까요.

 

덩샤오핑의 후임 장쩌민은 1997년 '책임대국론'을 선언합니다. 2000년에는 미국과 항구적 정상무역관계를 맺고, 2001년 드디어 WTO에 가입합니다. '차이메리카' 시대의 시작입니다.

 

중국은 저부가가치 제품을 낮은 가격에 생산해서 세계에 수출하고, 그렇게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삽니다. 미국은 열심히 채권을 발행하면서 달러를 찍어내고, 그 달러로 또 중국의 저부가가치 제품을 사오죠. 중국은 미국에 없어서는 안 될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2001년 테러 이후 중동을 신경쓰기에 바빴습니다.

 

2003년 후진타오는 '화평굴기'를 외칩니다. 우리가 꽤 힘을 가지긴 했지만, 평화를 추구한다고요. 과거사를 앙갚음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평화롭게 같이 잘 지내자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0년, 무언가가 바뀝니다.

 

3) 돌돌핍인(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한다)

 

2010년 중국의 GDP는 일본을 추월했습니다.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남중국해에 군사 기지를 구축했습니다. 2013년에 일대일로 구상을 밝히고 AIIB도 출범했습니다.

 

2003년과 201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마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구의 규칙에 맞추어 여기까지 성장해오긴 했는데, 서구 규칙의 핵심인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이 엄청난 사고를 치는 걸 보면서 중국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자본주의가 한계에 도달했고, 공산주의 체제의 우월성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겠지요.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소비부양책에 전 세계 주가가 들썩이던 시절이었으니 말입니다.

 

이제 '치욕의 백 년'을 뒤로 하고, 중국 중심의 새 질서를 세계에 투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겠죠.

 

2008년 8월 1일, 중국에서는 반독점법이 시행됩니다. 다국적기업의 중국 내 시장지배력 확대를 견제하는 수단입니다. 2011년 오바마는 후진타오에게 지재권 도용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고, 힐러리 클린턴은 외교저널에 'Pivot to Asia'를 선언하는 기고문을 남깁니다.

 

2012년 시진핑이 집권하고, 중국은 더 이상 미국채를 사지 않습니다. 2013년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장비 도입을 금지시키고,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칩니다.

 

분쟁의 시작입니다.

 

 

3. 새로운 전환기

 

중국의 피봇에서 우리는 어떤 인과를 추론할 수 있나요?

마오쩌둥 시대에 중국은 1)원복을 위해 2)불신하는 서방이 아닌 소련의 기술을 받아서 빠른 성장을 추구하지만 실패했습니다.

덩샤오핑의 시대에 중국은 3)체제의 정당성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서구와 협력하여 1)원복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 기조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1기까지 이어집니다.

후진타오 2기와 시진핑 시기에 1)원복은 거의 달성했고, 3)체제의 정당성은 공고하니 2)불신을 투사합니다. 중국 중심의 새 질서가 필요하죠.

 

그게 우리가 작년까지 봐온 중국입니다. 서방과 대립하고, 인민을 통제하기 위해서 미디어를 검열하고 인터넷을 통제합니다. 플랫폼 기업 규제도 극심했습니다.

 

지금 중국은 어떠한가요.

 

 

중국은 매년 GDP 목표치를 발표합니다. 후진타오 시기에는 이를 초과달성했고, 시진핑 시기(코로나 이전)에는 이를 정확히 맞혀서 달성합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니 수치를 조작한 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고, 드디어 목표치를 하회합니다. (수치를 조작한다는 관점에서는, 더 이상 조작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가 망가졌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인구는 이제 당장 올해로 정점을 찍고 피크아웃합니다.

 

 

교육수준은 여전히 부실합니다.

 

실업률은 높고요.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3)지배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1)원복이라는 목표를 잠시 접고 2)불신하는 외세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게 중국입니다.

 

그리고 이런 뉴스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지요.

 

"내수 확대 위해 민영기업·제조업 육성할 것"

https://m.newspim.com/news/view/20221229000328

 

"민간기업에 대한 지원과 재산권 보호 강화할 것"

https://v.daum.net/v/20230102130530712

 

‘미운털’ 마윈 살아났다…경기부양 급한 中, 2조 조달 승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070263?sid=101

 

중국의 소비 회복, "세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207334?sid=104

 

한한령도 풀렸습니다.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301170855073040102485

 

석유 수출 쿼터도 풀었고요.

http://www.e-platform.net/news/articleView.html?idxno=76577

 

 

4. 중국이 열리면

 

중국의 권력구조를 잠깐 짚고 넘어갈까요.

 

중국은 당-국가 일체 체제이긴 한데, 형식적으로는 분리되어있습니다. 헌법상 최고기구는 전국인민대회(전인대)입니다.

3월에 열립니다. 이제 곧이죠.

이 전인대는 사실상 거수기 역할이고, 중요한 정책은 당에서 다 결정합니다. 그걸 결정하는 회의가 당대회와 중전회(중앙위원회 전체회의)입니다.

 

중국에서 최고권력자가 되려면 세 가지 직책이 필요합니다.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국가주석입니다. 시진핑은 현재 세 자리 모두에 올라 있고, 최근에 공산당 총서기를 3연임했고, 이제 곧 있을 전인대에서 국가주석을 3연임할 예정입니다.

 

작년의 당대회에서 공산당의 최고위원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되었는데요. 태자당, 상하이방, 공청단을 숙청하고 시좌진, 즉 시진핑의 친위대로 사람들을 다 채웠습니다.

 

그 중 리창이라는 사람이 상하이시 서기였는데, 이번 전인대에서 총리가 될 예정입니다. 실용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되고 있는데요. 리창이 총리에 임명되고 나서 성장 추구 정책이 쏟아질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총리 자리에 오른 뒤에 정책을 펼쳐야 본인의 공이 되잖아요. 지금 나오는 정책들은 3월 이후에 나올 정책의 맛보기 정도일 수 있습니다.

 

중국이 열리면 한국의 어떤 기업이 수혜를 보느냐.. 사실 웬만한 기업이 다 봅니다. 그만큼 중국은 큰 나라입니다. 한한령 이후 중국과 소원해진 지금 그다지 피부로 와닿지 않겠지만요.

 

2017년 한한령 이전 우리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대단했습니다. 중국이 어디에 투자한다거나 중국인이 무언가를 사기 시작한다고 하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급증했습니다. 나중에는 중국에 진출한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주가가 급등했지요. 중국 기업들 또한 이를 놓치지 않고, 한국 기업의 지분 취득에 나서서 본토 기업의 주가 부양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몇 가지 조심할 점이 있는데요.

 

1) 중국과 경쟁하는 산업

 

당연하겠지만 철강 화학 등 소재 분야에서는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이 최근에는 환경에 조금이나마 신경을 쓰면서 저부가가치에 환경오염이 되는 산업은 공급조절을 해왔는데요. 당장의 실업률이 급한 상황에서는 환경은 뒤로 하고 일단 공장을 돌려서 저부가가치 제품을 외부에 밀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역내에서 비슷한 제품으로 경쟁하는 한국 회사들은 힘들어지겠지요.

 

2)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

 

한한령이 어느덧 6년 전입니다. 그 사이에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도 상당히 올라왔지요. 과거에는 한국의 드라마, 게임 등을 사가려고 혈안이었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흠.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지난 6년 사이에 중국 기업 대비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진 산업이라면 중국 이슈로 인한 잠깐의 주가 상승이 마지막 단꿀일 수 있습니다.

 

 

5. 인플레 자극 우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중국이 열리면 인플레를 자극하지 않겠냐고. 이제 조금씩 인플레가 잡혀가려고 하는데 중국발로 인플레가 다시 일어나면 경제에는 더 안 좋은 거 아니냐고.

 

하하.

 

잘 생각해봅시다. 그동안 무엇때문에 힘들었죠? 인플레이션인가요? 인플레를 누르기 위한 유동성 축소였지 않습니까. 인플레는 왜 발생하나요? 수요증가 아니면 공급부족이죠. 이번 인플레는 어느 쪽이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출처: NH투자증권 강승원 애널리스트, 22.11.21)

수요가 인플레에 기여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이 유일합니다. 다른 나라는 모두 공급발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급은 해소되고 있지요. 공급발 인플레의 최종보스가 누구였습니까? 바로 중국이지 않습니까. 중국의 공장이 가동되지 않고 항구가 봉쇄되니 전 세계 밸류체인이 붕괴되어 인플레를 유발했습니다. 그게 이제 풀리고 있단 말입니다.

지금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는 수요부진+공급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공급이 회복되고 수요도 자극하면 두팔 벌려 환영할 일이지요.

 

심지어 미국도 환영할 겁니다.

 

 

미국의 PMI 세부항목은 완연히 침체국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요.

 

그렇게 싸워대도 서로 간에 교역은 많이 하고 있지요.

https://n.news.naver.com/article/215/0001077947?sid=104

 

 

정리하겠습니다.

1. 중국 공산당의 최우선 과제들은 개인의 성향에 우선한다.

2. 그 과제들에 비추어보았을 때, 현재는 전향적인 개방 태도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

3. 다른 나라들도 힘들기 때문에, 중국의 개방을 다들 환영할 거다.

4. 중국이 열리고 교역이 늘어나면 한국은 대체로 좋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통은 곧 끝날 거라고 10월에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링크) 이제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관심사에서 빠르게 멀어질 겁니다. 어쩌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우리 경제는 코로나 이전까지 '미스터리'라고 불릴 정도로 낮은 인플레이션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낮은 인플레이션에 낮은 실업률, 적절한 성장은 '골디락스'라고 부릅니다. 디플레이션은 '지옥'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조만간 골디락스와 지옥 사이의 갈림길에 서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건 다음 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뿅

 

728x90
반응형